추출 방식에 따라 커피를 분류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엔 별 차이가 없어서 가끔 용어가 헷갈리곤 합니다. 오늘은 아메리카노, 드립 커피, 콜드브루의 특징과 차이점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합니다.
1. 아메리카노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추가하여 만드는 커피 음료입니다. 드립 커피와 비슷한 농도를 지니지만, 풍미가 다릅니다. 에스프레소 샷과 물의 양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Americano'는 이탈리아어인 'caffè americano'에서 유래되었으며, 'America'는 미국을, 'no'는 '~처럼'을 의미합니다. 아메리카노는 미국 커피 문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1773년 보스턴 차 사건 이후 미국에서 홍차 대신 연하게 마시는 커피 스타일을 '아메리칸 스타일 커피'로 불렀으며, 1943년에는 미국 병사들이 이탈리아식 에스프레소에 물을 타서 마시는 모습을 보고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 샷 1개와 뜨거운 물(150~480ml)을 섞어 만드는데, 물을 먼저 잔에 따르고 그 위에 에스프레소를 부어 마십니다.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여 추출하는 방식으로, 드립 커피와 콜드 브루와 다릅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통해 대기압의 9~15배의 압력을 가해 고압, 고온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합니다. 이에 따라 드립 커피보다 더 진한 농도를 갖습니다. 드립 커피보다 일정 부피 안에 용해된 고형체의 양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에스프레소는 드립 커피보다 카페인 함유량이 적은 편인데, 빠른 시간에 커피를 뽑아내기 때문입니다. 에스프레소(espresso)가 이탈리아어로 '고속의', '빠른'을 뜻한다는 것만 봐도 감이 옵니다. 또한, 아메리카노는 주로 강배전 원두를 쓴다는 점에서 드립 커피와 차이점이 있습니다.
2. 드립 커피
드립 커피(drip coffee)는 로스팅한 커피 원두를 분쇄해 거름 장치에 담아 그 위에 물을 부어 만드는 방식입니다. 드립 커피는 흔히 원두커피로 불립니다. 영어권에서는 거름 장치라는 필터(filter)를 쓰기 때문에 드립 커피를 필터 커피(filter coffee)라고도 합니다. 중력을 통해 물은 커피 층을 지나가고 커피의 기름 성분과 에센스를 흡수합니다. 커피 가루는 필터를 통과하지 않지만, 물이 필터 아래쪽을 통과해 용기 안에 담깁니다. 드립 커피를 위한 도구에는 종이 필터, 드리퍼, 서버, 드립 포트, 저울, 온도계가 있습니다. 필터에는 금속, 천(융), 종이가 있지만, 종이 필터를 보편적으로 쓰는 편입니다. 종이 필터는 1908년 독일인 멜리타 벤츠(Melitta Bentz)가 발명했습니다. 종이 필터를 쓰면 커피 추출 후 커피 가루와 함께 종이 필터를 바로 버릴 수 있으며 필터를 청소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종이 필터를 사용한 드립 커피는 유분기 없이 비교적 깔끔한 맛에 침전물이 적지만, 커피의 기름 성분과 에센스가 필터에 남게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융 드립의 경우, 유분을 걸러내지 않아서 커피 특유의 맛과 향이 두드러집니다. 커피 본연의 맛을 최대한 내고 싶다면 린싱을 하면 좋습니다. 린싱이란 종이 필터 특유의 잡내와 맛을 빼기 위해 종이 필터만 드리퍼에 세팅한 후 뜨거운 물을 붓는 방식입니다. 린싱을 하면 드리퍼와 서버를 예열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추출법에는 푸어오버(pourover)로 물을 한 번에 붓는 방식이 있고, 일본식으로 나눠 붓는 '정드립' 방식이 있습니다. 드립 커피는 사람의 손에서 물을 조절하기 때문에 원두, 물맛, 드리퍼의 특성, 물의 온도, 그라인더의 특성, 필터의 종류, 물을 붓는 속도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집니다. 기본적으로 94도의 뜨거운 물로 2~3분 정도 적정량의 커피(10g당 150ml)를 추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포트로 물을 전부 붓기 전에 커피 용량의 3배 정도로 커피 전체에 살짝 부어 30초 정도 뜸을 들여야 합니다. 커피는 94도 내외에서 가장 당 성분이 잘 뽑히고 추출 시간이 짧을수록 쓴맛이 줄어들고, 물의 양이 많을수록 원두의 신맛과 단맛이 옅어지기 떄문입니다. 원두의 품종과 상태 또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원두량과 추출 시간을 조절해야 합니다.
3. 콜드 브루
콜드 브루는 '브루 커피(Brew Coffee)'로 커피를 우려낸다는 의미를 지니고 찬물로 긴 시간 동안 추출합니다. 일본식으로 더치 커피(Dutch Cofffe)라고도 불립니다. 일본에서 더치커피, 즉 '네덜란드 방식의' 커피가 네덜란드 상인들이 동남아 지역에서 커피를 유럽으로 실어 나르는 과정에서 장기간 걸친 항해에서 커피를 마시려고 개발했다고 알렸습니다. 하지만 이는 마케팅으로 활용된 것일 뿐 역사적 근거가 없습니다. 일본식 커피 추출법이란 의미에서 '교토 콜드 브루', '교토 스타일 브루'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콜드 브루는 17세기 무렵 일본에서 시작되었지만 19세기 미국에서 대중적으로 즐겼고 1990년대 이후 유행을 시켰습니다. 콜드 브루는 1세대(공장식 커피), 2세대(커피의 브랜드화)와 달리 풍미를 강조한 점 때문에 3세대 커피라고 불립니다. 콜드 브루를 추출하려면 점적식은 8시간 이상, 침출식은 12~24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뜨거운 물로 추출하는 드립 커피와 에스프레소 방식에 비해 향이 풍부하며 보관기간이 길고 시간이 시음이 용이합니다. 또한, 장시간에 걸쳐 추출되어 카페인 함량이 높은 편입니다. 에스프레소 방식은 15~30초라는 짧은 추출 시간 때문에 카페인이 적게 추출되며 콜드 브루는 드립 커피보다 카페인이 1.5배 이상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콜드 브루는 농도나 개인의 기호에 맞춰 1:3~1:5 정도 물에 희석해서 마십니다. 콜드 브루로 내린 커피 원액은 1달 가까이 보관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향이 날아가지 않도록 강력한 밀폐력이 있는 보관 용기가 필요합니다. 또한, 추출 시간이 긴 콜드 브루는 상온에서 장시간 관리해 줘야 하는 점적식 경우 다른 추출법에 비해 세균 오염 가능성이 높은 편입니다. 커피 체인점 대부분 침출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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